진우는 교내 3층 복도를 지나다 강의실을 서성이던 태우를 발견하고는 반가운 듯 불렀다.
"태우 선배! 여기서 뭐해요??"
태우는 고개를 돌리 진우를 확인하고는 기다렸다는 듯 다가오며 반갑게 웃엇다.
"어때? 진우군…… 미팅은 잘 했는가??"
진우는 신기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어~~ 선배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어요?"
태우는 내가 왜 모르느냐는 얼굴을 하고는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주선한 사람이 모르면 누가 알겠냐?"
진우는 의외라는 듯 눈을 깜빡였다.
"에? 선배가? 왜요?"
태우는 담담히 미소 지으며 거만하게 말했다.
"그런 엄청난 고 퀄리티의 미팅을 우리학교 그것도 더더구나 이공인들의 산실인 컴퓨터 공학과에서 나 말고 또 누가 주선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거냐? 퀸카 집단인 연극영화과에서 폭탄이 많기로 소문난 컴퓨터공학과를 상대나 해줄 것 같아? 나 정도 되니깐 따낼 수 있었던 거라구……. "
태우는 진우가 뭐라 한마디 하려 하자 손을 들어 잠시 멈칫하는 표시를 해 보이고는 덧붙였다.
"물론 너나 나 같은 미남이 간혹 끼어 있기는 하지만 전통적으로 컴퓨터 공학과 애들이 얼굴뿐 아니라 노는 것 자체도 제대로 못한다는 게 이미 학교의 전통이 되버린지 오래잖냐……."
진우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재차 물었다.
"근데 정말 선배가 주선한거에요?"
태우는 건방진 미소를 띠우며 엄지손가락을 펴 보였다.
"그렇다니깐! 나의 이 천부적인 친화력과 달변가적인 솜씨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약속이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네가 낀 자리는 원래 내 자리였는데, 내가 양보한 거야!!! 너무 부담갖지 마라…… 앞으로 은혜를 갚을 수 있는 날은 많으니깐……"
진우는 진우가 여전히 의심스러운 듯 하자
"왜 못 믿겠냐???"
"당연하죠…… 그런 좋은 자리에 선배가 안나왔다는게 당췌 말이 안되잖아요, 나한테 양보를 했다니….... 도대체…… 그걸 믿으라고 하는 얘기에요???"
태우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난들 너한테 양보하고 싶어서 양보한 거겠냐?, 나도 나가고 싶었지만 리더의 자리에 있으면 대를 위해 소를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마련이지, 그것이 바로 희생이란다"
진우는 태우를 존경이 가득찬 눈길로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하….. 하지만 한국 최고의 한류스타이자 아이돌 스타인 유키와 하는 미팅이라면, "소" 라고 하기엔 너무 크지 않아요???"
태우는 얼굴을 가볍게 찡그리며 되묻듯 말했다.
"에? 유키?"
"네… 유키요…"
태우는 조금 동요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더듬거렸다.
"저.. 정말이야? 유키가 나왔단 말이야?"
"그럼요…… 우와 그나 저나… 선배….. 오늘 정말 다시 봤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유키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오질 않았다니…… 뭐 덕분에 즐거웠지만……"
태우는 조금 놀란 듯 숨을 들이키고는 무슨 말인가 하려다 입을 꼭 다물었다. 태우는 잠시 무언가 생각하며 계산하는가 싶더니 이내 손바닥을 바짝 진우 앞으로 내밀었다. 진우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태우를 빤히 쳐다봤다. 태우는 또박또박 큰소리로 정확하게 말했다.
"유리씨 사진"
진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갑자기 유리 사진은 왜요?"
"내가 왜 그런 엄청난 자리에 나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거냐?"
진우는 커다란 눈을 깜빡거리지도 않고 또박또박하게 말했다.
"그거야, 대를 위해 소를 희생........"
태우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렇지 바로 그거야, 바로 "대"를 위해 네게 은혜를 베푼거라 할 수 있지……"
진우는 태우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 잠시 생각하다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으…..,.. 그건 말도 안되요…… 그럼 유키가 소고, 유리사진이 대란 말이에요?”
"뭐 원래 예정엔 없었던 거지만, 유키씨와 미팅이라는 큰 건수라면 유리씨 사진정도는 받아야 덜 억울할 것 같아서……"
진우는 태우의 말이 무슨 뜻인지 영 감이 안잡혔다. "대"가 무엇을 의미하고 있으며, 예정에 없었다는 그 "예정"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하지만, 어쨌든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자신과 연관이 있는 건 분명한 듯 싶었다. 하지만 괜히 깊게 파고 들며 물어봤다가는 자신이 태우에게 말려들어 꼬여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그냥 모르는 채로 묻지 않고 있었다. 진우는 지금도 태우의 "예정"이 무엇이었는지 묻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아내며 담담히 말했다.
"주고 싶어도 지금은 없어서 줄 수가 없어요!!!"
진우는 어느새 태우에게 어깨동무를 당한 체로 게임동아리 바로 앞까지 끌려와 있었다. 태우는 진우를 떠밀 듯 동아리 방안으로 집어 넣었다. 진우는 태우의 강력한 힘에 넘어질 듯 비틀거리며 동아리 방으로 밀려 들어와 어렵사리 중심을 잡으며 주위를 살폈다. 회의용 테이블에는 여자 둘 남자 둘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이들은 진우가 갑자기 문을 박차고 들어오자 순간 모두들 깜짝 놀라 했다. 두 명의 여자는 동시에 가벼운 비명을 질렀다.
두 명의 남자는 눈을 깜빡이며 무슨 일이냐는 듯 쳐다봤다. 진우는 고개를 돌려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그들을 바라봤다. 두명의 여자 중 한 명은 반갑게도 유진이였고 또 다른 여자는 처음 보는 인물로 무테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고 꽤나 똑똑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는 전형적인 오피스레이디 스타일의 여자였다. 남자 쪽에선 네 명중 두 명이 진우도 잘 알고 있는 기영과 중희였고, 나머지 두 사람은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태우는 진우를 떠 밀쳐 동아리방 안으로 밀어 넣은 뒤 자신도 안으로 들어 와서는 방문을 굳세게 걸어 잠구었다. 태우는 대뜸 진우의 목을 휘어 감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몸 속 깊이 팔을 집어 넣어 지갑을 낚아 채갔다. 태우는 지갑 속에 들어있는 사진 한 장을 꺼내 들며 진우에게 물었다.
"사진이 없다고? 그럼 이건 뭐지???"
진우는 태우의 운동으로 다져진 두꺼운 팔뚝에 목이 졸리자 콜록거리며 대답했다
"그…....그건….... 가족 사진이잖아요~~~"
태우는 씩 웃었다
"헤헤~~~ 상관없어 가위로 유리씨만 오리면 되니깐……"
진우는 금방이라도 숨 넘어갈 듯 켁켁 거리며 억지로 말했다.
"아…... 안돼요….... 그건 중요한 사진이라구요….. 유리 사진은 다음에 집에 가게 되면 이쁘게 나온 걸로 갖다 드릴게요 큼직한 독사진으로…… 그러니 그건……"
"집엔 언제 내려갈 계획인데?"
진우는 학기 중에 집에 내려갈 특별한 일이 생각나질 않아 우물거리며 말했다.
"겨울 방학때쯤......."
태우는 진우의 대답에 인상을 찡그리며 목을 조르던 손에 힘을 더 주어 꽉 졸랐다.
"안 돼 너무 늦어"
태우가 힘을 주자 진우는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얼굴색이 더욱 빨개지고 눈이 충혈 되며 정신이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컥…....우…... 우편…... 우편으로 보내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다음주 내로 받아서 드릴게요 이제... 그.. 그만…... 그만해요….... 나…... 나 죽어요!~~~~"
태우는 생각하듯 작은 눈을 한번 굴리더니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다음주라….... 좋아! 거래성립"
<다음회에 계속>
덧말 : 다른것보다도.. 소설은.. 아무래도 글 읽으시는 분들의 반응을 살펴보게 되는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시는지 모르겠네요. 좀 더 열심히 쓰라는 의미에서 밑에 추천 버튼이라도 눌러주십시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