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여자는 속으로 좋으면서도 밖으론 안 돼 안 돼 그러는 거라고….. 진우도 이제 다 컸군……."
진우는 -더 먹어- 도시락 집에 와서 막상 도시락을 살려고 하니 유진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 핸드폰으로 집에 전화를 걸었다. 진우는 집으로 전화를 몇 번을 했지만 계속 통화중이여서 유진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려고 번호를 누르다보니 밧데리 약이 없는 상태였다. 진우는 할 수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소고기 도시락 2개와 가격이 가장 싼 장아찌 도시락을 중희를 위해 샀다. 진우는 도시락을 사서 오피스텔에 돌아왔다. 유진은 진우에게 좀 전의 일을 설명해줬다.
"그래 나중에 전화해줘야 겠네……."
진우는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말을 하며 쇠고기 도시락과 미역국을 유진에게 건넸다. 진우는 중희를 깨웠지만 일어나질 않았다.
"잠만 잤으니 배도 안고프겠지 우리끼리 먹자……."
진우는 전화 코드 선이 빠져있는걸 확인하고 코드를 꼽았다. 전화기에서 코드를 꼽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진우는 깜짝 놀라 왼손에 들고 있던 미역국을 엎지를 뻔했다. 진우는 먹으려고 꺼냈던 쇠고기 도시락과 미역국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에선 유리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뭐~ 하느라고 전화를 안 받은 거야?????"
"유리구나? 뭐하다니? 무슨 얘기야?"
"좀 전에 유진 언니가 안 돼 안 돼 ~ 그랬잖아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유리는 심지어 말을 끝맺기도 전에 울먹였다. 유리는 더 이상 말을 못하겠는지 옆에 있던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엄마!!!!! 엄마가 뭐 라고 오빠 좀 혼내줘요……"
진우는 유리가 횡설수설하며 울기까지 하자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했다. 전화기에선 지숙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진우야 엄마다......"
"아 예, 집에 별일 없죠?"
지숙은 진우의 안부인사가 말을 돌리기 위한 방편쯤 이라 생각 했는지, 심각한 표정으로 자기의 할말만 했다.
"엄마 생각에는 조금 빠른 것 같긴 해도 진우는 성인이니깐 잘 생각해서 행동했으리라 믿는다. 남자는 모든 행동에 책임이 뒤따르는 법이니...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조심해서 해야하고..... 그리고 말이다. 그래서.......말이지…… 엄마가 생각하기에는 말이다…… 진우 니가 말이야…… 지금 그러니깐……."
진우는 갑자기 지숙이 전화를 받더니 성인이니 책임이니 하는 말을 늘어 놓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숙의 말을 끊듯 가로채며 물었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갑자기 성인은 뭐고 책임은 또 뭐예요?"
지숙은 담담히 대답했다.
"유리말로는 네가 집에 여자를……. 끌어 들여서 ...... 지금 뭔가를……"
진우는 유진 에게 좀 전에 유리에게 전화가 걸려와 자신이 받았는데 도중에 끊겼다는 설명을 들어 유리가 지숙에게 말해서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 조금 전에 유리전화 받은 여자요, 동아리 친구예요….."
지숙은 여자를 집에 들였다는 질문에 진우가 부정을 하지 않자 말을 했다.
"그러니깐 남자는 자신이 저지른 일엔 책임이 뒤따르는 법이고….. 너는 이제 성인이니 알아서 하겠지만….... 그래도 여자가 싫다고 하는데 억지로…… 그런식으로 하면 말이다……"
진우는 여전히 지숙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깐 친구가 온 거하고 책임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 거냐구요?"
지숙은 차분히 말했다.
"그러니깐 여자는 안 된다고 하는데 네가.... 억지로….."
진우는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리듯 되물었다.
"안 돼? 억지로? 도대체 무슨 얘기냐니 까요???"
유진은 진우의 중얼거림에 좀 전에 중희가 잠꼬대를 하며 안으려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던 일을 떠올리며 진우에게 설명해줬다. 진우는 유진에게 설명을 들으며 중희를 날카롭게 한번 째려보고는 유진에게 들은 그대로를 지숙에게 설명해주었다. 지숙은 유리의 오해였다는 것을 알고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호호호호, 그래서 내가 오해일꺼라고 그렇게 타일렀는데 유리 얘는....... "
옆에서 듣고 있던 유리도 지숙의 설명으로 자신의 오해였다는 걸 알고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진우가 여자를 집에 들인 것에 대해서는 화가 풀리지 않은 듯 했다. 진우는 유리가 너무 쉽게 오해를 해버린다는 생각에 한마디 해줘야겠다 생각했는지 지숙에게 바꿔 달라고 했다. 유리는 수화기를 건네 받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왜? "
진우는 유리가 사과를 하지는 않고 퉁명스럽게 나오자 타이르듯 말했다.
"왜라니? 이런 상황이면 무릎끓는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사과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니?"
유리는 여전히 뾰루퉁해져 말했다.
"치, 내가 왜? 그게 사실인지 꾸면 낸 말인지 내가 알게 뭐야!, 그 여자랑 잘먹고 잘살아라~ 오빠랑은 더 이상 얘기하기도 싫어~~~!!!!!!"
유리는 말을 함과 동시에 전화를 끊어 버렸다. 진우는 전화기가 끊어지고 수화기가 먹통이 되어 버리자 몇 번이고 "유리야"를 외쳐됐다. 진우는 수화기를 내려 놓으며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유진에게 어깨를 으쓱하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진우는 유리가 말했던 유진과 잘 먹고 잘살아라 는 말을 떠올리듯 생각해보고는 유진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유진은 진우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얼굴을 붉히자 자신도 따라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며 물었다.
"왜? 집에 무슨 일이라도 있니?"
진우는 여전히 붉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아…… 아니 별거 아냐 그냥 오해를 좀 한 것 같아……"
진우는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었다.
"배고픈데 우리 도시락이나 먹......."
"이 쇠고기 도시락 맛있는데……"
중희가 잠에서 언제 깼는지 쇠고기 도시락을 먹으며 말했다. 유진은 고개를 돌려 중희가 우적우적 도시락을 먹는 모습에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얘는 온종일 잠만 자다 밥 먹을 때 되니깐 일어나네……"
중희는 입안 가득 밥을 우물거리며 말했다.
"그나저나 내가 잠자고 있는 동안 둘이 별일 없었겠지?"
중희는 진우와 유진의 얼굴이 붉어져 있는 것을 보고 눈을 게슴츠레 뜨고는 이상한 듯 말을 이었다.
"그런데 너네 얼굴은 왜 빨개 진거냐? 설마 진짜로? 둘이서......"
유진은 서둘러 변명했다.
"얘는~~~ 일은 무슨 일!!......"
진우는 책상 위에 덩그라니 놓여있는 짱아찌 도시락과 중희가 먹고 있는 쇠고기 도시락을 번갈아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진우는 쇠고기 도시락을 다시 사러 가기 귀찮아 장아찌 도시락을 먹으며 장아찌 도시락을 사온 것을 절실히 후회했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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