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는 서버 시스템에 관리자 모드로 로그인을 해서 몇 가지의 기본적인 정보들을 차례로 살펴보고 있었다. 진우의 등 뒤로는 네트워크를 담당하고 있는 관리직원과, 게임즈동아리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태우, 기영, 중희가 나란히 서 있었는데 이들도 진우의 등 뒤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었다. 메인 서버 관리실은 진우의 손놀림에 따라 타닥 거리는 키보드 소리 외엔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조용했다. 진우는 시간이 지나 서버를 어느 정도 점검하면서 얼굴을 점점 찌푸려 나가기 있었다.
그래도 컴퓨터 관련쪽으로는 명성이 나 있는 대학교의 서버가 너무도 허술하게 관리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스나이핑 해서 여러 서버를 탐지도 하고 또 그 서버에서 다른 서버들을 탐지하고 가지를 치는 식으로 해킹을 시작하면 모든 서버를 장악하기란 너무도 쉬웠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오는 손님의 권한을 갖은 사람에게도 마음대로 쓰라고 내어 주는 서버도 있었던 것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ftp도 가장 버그가 많기로 소문난 버전을 사용하고 있어서 모든 정식 유저들의 권한이 노출되다 싶이 되어 있는 것이었다. Ftp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anonymous가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root 와 anonymous 를 구별 못한다는 것이기 도 했다. 태우는 다시 각각의 명령어를 사용해 시스템에 관리자 아이디로 언제 어디서, 누가 로그인 했는지를 검색했다. 진우는 각 유저들이 가장 최근의 로그인 된 시간이 기록된 백업 파일을 살펴보고 다시 유저가 로그인/로그 아웃 할 때 시간과 유저들이 사용했던 명령어등을 살펴 보려다 가볍게 인상을 썼다.
당연하게도 이미 해커가 자신의 행적이 저장된 로긴 정보를 모두 지워 놓았던 것이었다. 보통 해커나 다른 사람이 접속을 하게되면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접속 기록이 남게 되는데, 보통 침입자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서 기록이 저장된 화일을 변경한다. 하지만 이러한 흔적로그파일들은 텍스트 파일이 아니라서 기본적으로 지원해주는 텍스트편집기로 편집할 수가 없고 따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는게 쉬운일은 아니었지만 초보 해커라 할지라도 자신이 다녀간 곳의 행적을 지우는건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이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을 정도의 초보 실력의 해커라도 누군가 만들어 놓은 여러 가지의 흔적 지우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root의 권한에서 돌려서 접속흔적을 지웠을 것임이 틀림 없는것이었다.
특히나 상대는 학교서버 전체를 마비시킬만큼의 실력자이니 만큼 이런 기본적인 순서를 실행하지 않았을리 없었다. 더군다나 침입자는 누군가의 추적을 받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급하게 빠져 나오느라 이러한 사실을 잊지도 않았을 것이었다. 분명 해커는 여유롭게 비웃으며 로그화일을 지웠을 것임이 틀림없었다. 태우는 혹시나 지우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바보 같이 느껴졌다. 진우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모니터를 들여다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혹시 일정한 시간 간격마다 아니면 어떤 수행을 하기 전에 자동으로 백업파일을 만들게끔 따로 설정을 해 놓지 않으셨나요? 아니면 안전한 호스트를 선택해 로그만을 남기는 호스트를 따로 만들거나? “
"그….. 그런 거 없는데……"
"음…... "
진우는 가만히 생각하다 고개를 돌려 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지금 상태로는 녀석이 다시 찾아오지 않는 한 역 추적 해서 잡기란 불가능 해요……"
"그럼 잡을 방법이 없는 거야?"
"이런 경우는 덫을 만들어 놓고 녀석이 덫에 걸리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어요 녀석이 덫을 물지 않는 한 역 추적은 불가능 할 듯 싶어요……"
진우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
"형들이 이미 백신을 만들어 놓았으니깐, 서버를 원상태로 정상작동 시켜서 녀석이 들어 올수 있도록 만들어 놓자구요…… 이 정도의 실력을 갖은 녀석이라면, 지금쯤 자신이 만들어놓은 작품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을 테니 분명 다시 오기는 할 꺼에요, 그게 그네들의 습성이잖아요"
태우는 일리 있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네 생각에 이의는 없지만, 기존에 나와 있는 역추적 프로그램 정도로 녀석을 잡아 낼 수 있을까? 녀석이 덫을 물 만큼 만만한 상대 같지는 않은데 말이야, "
"그거라면 걱정 말아요, 생각 해 놓은 게 있으니깐……."
진우는 이미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자신이 갖고 온 가방에서 하나의 씨디를 꺼내 들었다.
"이건 전에 아르바이트를 할 때 만들어 놓았던 건데, 침입자의 신원 및 침입 방법에 대해 인식을 통해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하도록 만든 거에요, 그러니깐 유해한 침입을 식별한 경우, 자동으로 역 추적 하도록 말이에요"
진우는 씨디 롬에 씨디를 넣어 인스톨을 시키며 이어서 설명했다.
"보나마나 침입자는 위장 IP주소를 사용하여 침입을 시도할 것이 분명하고 그걸 착안해서 만든건데, 정식 아이피를 사용해서 들어오는 사람은 일단 필터링 시키고 프로토콜 상태가 왜곡된 것만 감지하도록 설정해 놓은거지요 그래서 침입을 할 수 있는 트랙잭션을 가려 내는건데, 해당 세션이 침입시도를 받은 시스템들로부터 안전하게 분리시켜 유인용 호스트 안으로 유도한 다음 계속 관찰하다가. 자신의 상태를 관리자 모드로 전향하려고 하면 바로 역추적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실행되는거지요. 침입이 네트워크에 침입한 지점을 추적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다른 호스트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상부 프로바이더에 정보를 전송하켜서 저장이 되니깐, 거기 까지 쫓아와서 흔적을 지우려 해도 들어 오지 못하도록 차단이 되버리니깐 로그화일을 보존 할수 있는거에요"
진우는 모니터에서 인스톨 되는 것을 힐끗 쳐다보고는 다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기존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 내에서 구현되어져 있고, 추적을 하도록 만들어진 각 노드가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어서 동적인 센서를 사용하여 자신이 모르는 추가 정보를 다른 노드에 리디렉트할 수도 있어요, 네트워크는 감시용 리소스로 불순한 의도를 가진 해커들의 침입 지점을 찾아내는거죠, 관리 영역의 추적 프로세스는 다른 도메인으로 거의 무리 없이 넘어가 침입자를 발견하고 역추적 할 때까지 상대를 묶어 놓게 하는 거죠…."
태우의 설명을 듣던 이들은 서로 쳐다보며 놀라운 듯 두눈을 크게 떳다. 태우는 역시나 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하여간, 우리하고 다른 세계에 사는 놈이라니깐, 이런걸 다 네가 만든거야?"
진우는 별거 아니라는 듯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
"혼자 만든게 아니라, 여름방학때 아는 형이랑 같이 며칠을 밤새가면서 만든거에요, 뭐 만든다고 만들었지만, 세상에 완벽한건 없으니깐, 혹시나 침입자가 이 그물마저 빠져나가서 역추적이 불가능하게 된다면 그건 그때 가서 다시 보완을 해서 재차 시도 하면 되니깐 일단은 덫만 설치 해 놓고 기다리기로 하죠"
태우와 중희, 기영은 서로 마주보며 빙긋 웃어 보였다. 이들은 그 정도로 안 잡힐 리가 없지 라는 눈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침입자가 침입을 안한다면 모를까 침입을 시도하게 된다면, 그리고 진우의 설명이 사실로 가미된 보안솔루션이라면 틀림없이 이 망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 확신을 했다. 태우가 걱정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프로그램을 만든 당사자가 아니라면……그 정도의 압박을 빠져나갈 사람이 세상이 있을 리가 없잖아!!"
중희는 동의 한다는 표시로 고개를 몇 번이고 까닥거렸다….
"그럼 우리는 이것만 깔아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거네?"
진우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거리며 짧게 대답했다.
"그렇지! 덫을 물게 되면 동아리 컴퓨터를 상부 프로바이더로 이용하니깐 그쪽으로 자료들이 전송될꺼야 우리는 출력되어 찍혀 나온 것만 그때 그때 분석해서 상대를 가려내고, 아이피 주소를 역 추적하는걸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거야………"
그렇지! 덫을 물게 되면 동아리 컴퓨터를 상부 프로바이더로 이용하니깐 그쪽으로 자료들이 전송될꺼야 우리는 출력되어 찍혀 나온 것만 그때 그때 분석해서 상대를 가려내고, 아이피 주소를 역 추적하는걸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거야………"
진우는 휴강으로 수업이 취소되거나 강의 시간이 빌 때마다 동아리를 찾았다. 친구들은 당구장이나 술을 마시러 가자며 꼬드겼지만 진우는 하루에도 몇 번씩 동아리실에 들려 보안 솔루션을 점검하고, 그날 그날 외부서버접속자를 가려내며 분석을 해야 했기 때문에 친구들과 놀러 다닐 틈이 없었다. 진우는 인터넷 서버 관리강의가 끝나기가 무섭게 동아리방으로 향했다.
동아리 방에는 태우와 기영이 이마에 땀을 흘리며 실전에서 싸우는 사람처럼 심각한 표정으로 격투 대전게임을 벌이고 있었고, 중희는 테이블 가장자리에 앉아 스포츠 신문을 보고 있었다. 중희의 앞쪽 테이블에서는 유진과 혜경이 패션잡지 책을 펴 놓고 수다를 떨며 살펴보고 있었다. 진우가 방에 들어서자 모두들 인기척을 느끼고는 한번씩 고개를 돌려 잠깐 쳐다보고는 눈이 마주쳤음에도 유령을 보듯 아무런 인사도 하지 않았다. 이들은 다시 고개를 돌려 그저 자신들이 하고 있던 일에 집중을 할 뿐 누구도 아는 척을 해오지 안앗다. 오직 유진만이 진우에게 손을 흔들어 빙긋 웃어 보이며 반겨 했다.
"진우구나! 어서와!"
"응~~ 그래 안녕~~…."
진우도 유진을 향해 빙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는 중희 옆자리에 앉았다. 진우는 중희가 열심히 신문을 보고 있는 신문사이로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뭘 그렇게 열심히 보냐?"
중희는 신문에서 눈을 때지 않고 짤막하게 말했다.
"유키 관련기사……."
진우는 유키의 기사란 말에 관심이 있었는지 손을 뻗어 신문을 뺏으려고 했다. 중희는 어림없다는 듯이 옆으로 살짝 몸을 틀어서 피하며 말했다.
"아직 다 안 봤어…… 짜샤~~ 조그만 기다려!"
중희는 신문에 실린 유키의 기사 중 재미난 부분을 발견했는지 웃으며 말했다.
"유키가 우리학교 다니는 사람 중에 호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데……"
중희의 말에 게임을 하던 태우와 기영이 귀를 쫑긋 세우며 조이스틱을 아무 곳에나 내 던져놓고는 중희 곁으로 다가와 신문을 뺏어서 읽으려 했다. 중희는 이번에도 뺏기지 않으려고 옆으로 미끄러지듯 피해 봤지만 아루래도 둘이 협동 공격에는 역부족 이였다. 신문은 어느새 태우의 손아귀에 빠져있었다. 태우는 눈에 힘을 주고 신문을 큰 소리로 읽기 시작하였다.
"슈퍼 인기 아이돌 스타 유키가 일본 도쿄 체조경기장에 갖은 콘서트에서 수용 최대 인원인 3만 명을 가득 채우고 성공적인 데뷔 무대을 가졌다. 잠시 귀국한 틈을 타 주간스포츠 단독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한다. 콘서트를 마친 소감은......."
태우는 자신의 관심거리가 아니었는지 작은 소리로 읽어 내려가다 갑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어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유키의 대학생활은 대단히 만족스럽기는 하지만 방송활동 때문에 학교에 자주 나갈 수 없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 했다. 이어 남자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없지만 현재 재학중인 학교(문화대학)에서 호감 가는 이성을 만났다며 기대감에 가득한 눈을 빛냈다. 유키는 아직 이름을 밝히는 것이 부끄러운 듯 175의 키에 제법 잘생긴 남자라는 것만 당당하게 밝히며 N세대 스타답게 수줍음보다는 씩씩하고 당찬 모습을 보여주었다."
태우는 신문을 내려놓으며 화난 듯 말했다.
"도대체 어떤 녀석이지??? 나의 우상 유키씨의 마음을 흔드는 놈이 말이야~~!!!"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유진이 차분한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혹시 진우가 아닐까요? 최근에 미팅도 같이 하고…… 제법 친하게 어울려 지내고 있었으니깐 키도 175정도로 비슷하고 얼굴도......제법…..."
유진은 제법 잘생겼다라는 말을 하기가 쑥스러웠던지 말끝을 흐리며 얼굴을 살짝 붉히고는 진우의 표정을 살폈다. 동아리에 있던 사람들은 유진의 말을 듣고 설마 하는 시선을 진우에게 집중시켰다. 진우가 무슨 말인가 해주기를 바라는 듯 했다. 진우는 집중된 시선을 느끼고 오른손으로 턱을 만지며 잠시 생각에 빠지는 척 하더니 거만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역시….... 아무래도 유키가 언급하는 그 이상형의 주인공은 내가 맞지 않을까요?"
동아리 사람들은 진우의 말을 듣고 웃기지도 않는다며 다시 각자의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태우와 기한재배는 오락에 열중을 했고 혜경은 책을 중희는 진우에게 등을 돌리고 유키의 사진을 오리기 시작했다. 유진만이 잠시 뜸을 들여 진우를 힐끗 쳐다보고는 이내 책장을 넘기며 책을 읽었다. 진우는 주위의 냉담한 반응에 멋쩍게 웃으며 사과를 했다.
"농담이에요~~ 농담!!! 그렇게 까지 냉담하게 뒤돌아설 필요까지는 없잖아요~~"
유진의 진우의 말에 조금은 안심하는 듯 했지만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중희는 마침내 사진을 다 오렸는지 진우의 얼굴 옆에 사진을 갖다 대며 거울을 보였다.
"네 눈으로 봐라 어울리냐?"
중희는 사진을 자신의 얼굴 옆으로 옮기더니 말을 이었다.
"어때? 어울리는 한 쌍이지? 유키가 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 줄 몰랐는데 고민이다 고민…… 나의 마음은 이미 유진 만으로 꽉 차 있는데 말이야…….. "
유진은 중희의 농담에 익숙한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진우는 자신의 키보다 중희가 5cm이상 더 커 보이는 것 같아 말했다.
"넌 180cm은 넘는 것 같은데…… 이상형은 175cm정도라고 써있었잖아????"
중희는 확신이라도 한 듯 말했다.
"그건 너무 자세하게 그리고 너무 구체적으로 밝히기가 부끄러웠던 거지…… 네놈에게 제법 잘생겼다는 말보다는 오히려 그런 칭호는 내쪽이 더 근접하잖아…… 너 보단 내게 더 희망이 있는 거라구! 그러고 보니 미팅할 때 날 쳐다보는 그 눈빛이 꽤나 강렬했었는데….. 나는 왜 진작 깨닫지 못한 걸까? 그때 그냥 확인했어야 했는데 말이야……"
진우는 중희가 끼워 맞추듯 결론을 내리자 억지로 웃었다. 태우와 기한재배는 중희의 결론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게임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혜경과 유진 마저도 중희의 주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듯 패션잡지책을 넘기며 눈 한번 때지 않고 수다를 떨며 읽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컴퓨터로 부터 삑삑거리는 경고음이 울려되기 시작했다.
<다음회에 계속>
추천은 글쓰는 이에게 정말. 정말~ 큰 힘이 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