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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병원….. 병원에 가야 돼……""벼…... 병원….. 병원에 가야 돼……"


사실 유리는 진우를 놀려줄 속셈으로 기절을 한척 하고 있는 거였다 분명 보통 때의 진우라면 자신의 장난을 금방 눈치채고 담담히 웃으며 대응했을 텐데 지금의 진우는 자폐증 환자처럼 병원이라는 말만 되풀이하자 왠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유리는 더 이상 장난을 하지 못하고 살며시 눈을 뜨며 미안한 듯 억지로 웃는 얼굴을 하고 말했다.

"헤헤…... 오빠..... 장난이야 장난……"

유리는 진우의 눈에서 눈망울이 맺혀 반짝거리고 있는 것을 보고는 왠지 가슴이 뭉클해졌다. 유리는 그제서야 진우의 친부모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걸 생각해내고는, 자신이 못할 장난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좀전의 장난을 절실히 후회했다. 진우는 병원이라고 되풀이하며 중얼거리다 유리의 장난이라는 말을 듣고는 시동을 끄고 눈을 한번 깜빡이고 유리를 쳐다봤다. 진우가 눈을 깜빡이자 고여있던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진우는 갑자기 참을 수 없이 울화가 치밀어 유리의 따귀를 힘껏 때렸다. 유리는 태어나서 진우에게 뿐 아니라 난생처음 맞아 보는 것이었고 진우가 진짜로 화내는 것 또한 난생 처음 보는 것이였다. 유리는 뺨의 아픔보다도 진우에 대한 미안함과 무서움 때문에 눈물이 나왔다. 진우는 유리의 따귀를 때리고 나서 후회하는지 자신의 손을 묵묵히 내려다 봤지만 사과를 하거나 하지는 않고 침묵을 지켰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이윽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유리에게 건네고 짧게 한 마디했다.

"닦아……"

유리는 순순히 손수건을 건네 받아 눈물을 닦았지만 이상하게 눈물은 멈추질 않았다. 아니 오히려 손수건을 건내받고부터 유리는 어깨를 들썩이며 더욱 서러운 듯 울기 시작했다 진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몰아 집으로 왔다. 집까지 오는 동안 진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유리는 눈물을 흘리며 몇 번이고 사과를 하려 했지만 입안에서만 맴돌 뿐 밖으로 세어 나오지는 않았다. 진우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지숙은 이상한 듯 물었다.

"왜 벌써 들어왔니? 좀더 놀다 오지 않고?...."

"그렇게 됐어요….."

진우는 지숙의 말에 간단히 대답하고는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지숙은 진우의 뒤를 따라 훌쩍거리며 들어오는 유리를 보며 놀란 듯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니?......"

그때 주현은 낮잠에서 깨어났는지 하품을 하며 천진한 표정을 짓고 말했다.

"어서 와라 내 자식들, 재미있게 놀아…....”

주현은 유리의 우는 모습을 보고는 말을 끝맺지 못하고 펄쩍뛰었다.

"왜 그러니 유리야? 어떤 놈이야 우리 공주 같은 유리를 울린 게……."

주현은 그제서야 유리의 뺨에 벌겋게 생긴 손자국을 발견했는지 정말로 화난 것처럼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주현은 금방이라도 진우를 끌어내 혼내려는 듯 호랑이같이 눈을 크게 떴다.

"진우가 그랬니?"

주현이 화내는 건 진우보다 유리를 더 사랑하거나 한게 아니였다. 친자식이 아닌 진우가 친자식인 유리를 때렸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였다. 오직 서로 아껴줘야할 남매지간에 폭력을 썼다는 자체를 용서할 수가 없던 거였다. 주현은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진우의 방으로 향했다. 지숙과 유리는 급하게 주현을 말렸다. 유리는 주현이 화를 내자 더욱 많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흑흑….. 오빠 잘못 아녜요 제…...제가 심한 장난을 쳐서 그런 거예요 오빤 아무잘못 없어요 그러니깐.. 그러니깐 오빠한테 뭐라고 그러지 마세요 흑…..아빠 제발요.. 제발…..흑흑"

주현은 쥐었던 주먹을 피며 자상하게 유리를 쳐다봤다.

"그래도 폭력은......"

주현은 말을 끝맺지 못하고 유리를 안아주어 등을 토닥거려줬다. 유리는 주현의 품에 얼굴을 묻고 서러운 듯 눈물을 펑펑 흘리며 어깨를 들썩거렸다. 지숙도 옆에서 유리의 등을 토닥거려주며 위로했다. 유리는 밤에 라면을 끓여 오빠 방을 노크했다. 방에는 아무소리도 안났다. 유리의 풀이죽어 한숨을 쉬었다.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해서 또 눈물이 나올려했다. 유리는 눈물을 꿀꺽 삼키고 되돌아 설 때 방문이 열리며 진우가 나왔다. 유리는 잠시 망설이다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헤헤 오빠 내가 라면 끓였어 한번 먹어보라고……"

진우는 묵묵히 쟁반을 넘겨 받으며 방안으로 갖고 들어가 책상위에 올려 놓았다. 유리는 진우가 비록 쟁반을 넘겨 받긴 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라면조차도 입에 대지 않는 냉담한 반응에 참고있던 눈물이 볼을 타고 주르륵 흘렀다. 유리는 한참을 울먹이며 용기를 내어 말했다.

"오.. 오빠.. 정말 미안해.. 앞으로는 다시는 정말 다시는 장난 같은거 안 칠테니깐…..안칠테니깐.... 그러니깐.. 나.. 용서해주면 안돼? 제발.. 화.. 같은거 내지마 오빠 흑흑 오빠가 화내니깐 난 무섭단 말이야 오빠가 다시는 상대해주지 않을 것 같아서 정말 무서워 흑흑….."

진우는 유리가 눈물을 흘리자 티슈를 뽑아 다가가 건네주며 미안한 듯 다정하게 말했다.

"너한테 화난게 아니야….. 손찌검을 한 날 용서 할수 없는거야….."

유리는 진우의 따듯한 말에 우왕하며 진우의 품에 뛰어들어 어깨를 들썩이고 더욱 큰소리를 내어 울었다. 진우는 유리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진우는 유리의 울음소리가 작아짐을 느끼고 담담히 말했다.

"때린거 정말 미안하다…… 많이 아팠니? "

유리는 진우의 품속에서 고개를 빼꼼히 빼 진우를 올려다 봤다. 얼굴에는 눈물과 코물이 번벅이 되어있었지만 얼굴은 활짝 피어 있었다. 유리는 눈물로 반짝거리는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많이 아팠어...... "

진우는 유리의 어리광에 농담을 했다.

"다 커가지고 눈물 코물 흘리다니….. 창피하지도 않니?"

진우는 자신의 옷에 묻은 눈물을 보며 억지로 인상을 찌푸리며 즐거운 듯 말을 이었다.

"이옷 비싸게 주고 산건데 네 눈물하고 콧물 때문에 변질되겠다……"

유리는 진우가 자신을 놀리자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가 좀전에 울고 불며 장난 치지 않겠다고 했던 기억을 무시 해버리고 진우의 티에다 눈물을 마저 닦은후 코까지 풀고는 방을 횡 나가버렸다. 진우는 유리의 행동이 기분이 나쁘기는 커녕 오히려 기분이 좋은지 껄껄 되며 웃었다. 진우는 그제서야 유리가 끓여온 라면이 생각이났다. 진우는 라면을 먹기위해 젓가락으로 뜨자 이미 라면은 더 이상 라면이 아니었다. 젓가락이 닿기가 무섭게 두조각이 되며 분리를 해버렸다. 그때 문이 열리며 유리가 즐거운 듯 말했다.

"오빠 그 라면 남기면 안되 내가 특별히 요리한거니깐….."

유리는 말을 하고는 싱긋웃고 문을 닫은후 유유히 사라졌다. 진우는 인상을 한번 찡그리고는 담담히 웃으며 라면을 깨끗이 먹어치웠다. 라면을 먹은 후 진우는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초 저녁이었지만 진우는 너무나 피곤했던지 금새 잠들 어 버렸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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