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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생각은 어떤가? 경력이 화려한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진우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손을 내밀어 좌우로 흔들었다.

“아.. 아닙니다. 그럴리가.. …..”

교수는 빙긋 웃었다.

“자 그럼 팀장은 결정된 것으로 하겠네, 일단 임시로 뽑은 것이니 너무 기분 나빠하지는 말게나, 한달간 서로를 알게 됐을때쯤에 투표를 통해 팀장을 다시 뽑도록 하겠네.. 이의 없겠지?”

“네! …..”


모두가 동시에 대답하자 교수는 서류봉투에서 또 다른 서류 뭉치들을 꺼내 확인하듯 한번씩 훑어보며 넘겨 보고는 학생들에게 한부씩 나눠 줬다.

"이 서류들은 기획안과 시나리오라네, 자네들이 앞으로 이걸 토대로 게임엔진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기획안은 건축에 비유하면 설계도와 같은 것이니 설계도에 따라 건축공사를 하려면 제대로 읽어두는게 좋겠죠? 그리고.. 아마도 본격적인 프로그래밍 작업은 이번주는 쉬고 예정대로 다음주 금요일 회의가 끝나고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앞으로 고된 작업이 될테니 그동안 마음 단단히 먹고 좀 즐겨 두는것이 좋을 꺼에요 코딩에 관한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오늘 선출된 팀장을 통해 알려 주겠네... 오늘은 이만 해산하고, 영선군은 나를 따라오게…....“

진우는 팀장과 교수가 사라지자 팀원들가 서먹하게 악수를 나누며 소개를 한후 작별을 인사를 한후 빠져 나왔다. 팀원중 일부는 진우가 지방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에 은근히 무시하는 눈치였고 또 나머지 몇몇 학생들은 진우의 화려한 경력에 놀라는 눈치였다. 진우가 공학관 밖으로 나오자 너무도 상쾌한 바람이 불었다. 진우는 바람을 맞으며 크게 기지게를 폈다. 날씨는 화창했으며 하늘은 맑았다. 왠지 기분을 들뜨게 하는 뭔가가 있었다. 진우가 시계를 보니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진우는 유진을 불러 영화라도 보고 싶었지만 유진이 다니는 산업디자인학과는 다음주까지 시험 기간이었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수업받고 있는 유리를 불러낼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진우는 화창한 날씨를 탓하며 터벅터벅 집으로 오다 문득 유키가 생각이나 핸드폰에 저장시켜놓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진우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몇 번을 걸어도 전화기는 꺼져 있다는 메시지만이 들려올뿐이었다. 진우는 풀이 죽어 한숨이 나왔다. 진우는 힘없이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의 손잡이를 돌리자 역시나 잠겨있지 않았다.

"엄마 저왔어요….."
 


집안에선 아무런 대답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진우는 인상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엄마 저왔어요….."

집안에선 아무런 대답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진우는 인상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어디 나갈 때 만이라도 문을 좀 잠그고 다니시지.. ….."

진우는 투덜되며 막 신발을 벗고 거실로 올라왔을 때 고양이 울음소리 비슷한 소리를 듣고는 인상을 더욱 찌푸렸다.

"웬 고양이지?

진우는 소리가 나는 안방을 슬그머니 들여다 보고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안방에는 2살정도된 어린아이가 이불이 깔린 바닥에 발가벗고 누워 징징거리며 울고 있었다. 진우는 깜짝 놀라며 허겁지겁 신발을 도로신고는 밖으로 뛰쳐나와 한숨을 쉬었다.

"휴우….. 하마터면 무단침입으로 전과자가 될뻔했네"

진우는 다행이라는 듯 손을 뻗어 이마에서 흐르는 식은 땀을 닦고는 엘리베이터를 잡기위해 버튼을 눌렀다. 엘레베이터는 1층에서부터 한층 한층 올라와 7층을 표시하며 진우가 있는 곳에서 문이 열렸다. 진우는 믿을수 없다는 듯 7층이라 표시된 부분을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허겁지겁 도망나왔던 집으로 뛰어갔다. 진우는 현관문에 적힌 707호라는 표시를 다시한번 확인하고는 안으로 뛰쳐들어가며 소리 쳤다.

"엄마~ 엄마~….."

그제야….... 지숙은 부엌에서 우유가 담긴 젖병을 흔들며 나왔다.

"귀청떨어지겠다. …... 근데 좀전에 들어왔다 다시 나간거니? 화장실에 있을때 네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은데.. ….."

진우는 지숙의 말은 아랑곳 하지 않고 안방에서 언제 울었냐는 듯 곤히 자고 있는 아이를 가리키며 물었다

"저건 뭐에요?"

"뭐냐니? 아이잖아….."

"누가 아이인줄 몰라서 그래요….."

"난 또 네가 저건이라고 물건 취급 하길래 모르는줄 알았지….."

"장난치지 말구요….. 설마….."

지숙은 진우의 놀라는 모습을 보며 농담을 했다.

"설마 내가 낳기라도 했다는 거야?"

진우는 놀란 눈을 더욱 크게 뜨는게 아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지숙은 진우의 표정을 보며 한심한 듯 말했다.

"넌 성교육도 안배웠니? 애를 낳을려면 적어도 3개월은 배불뚝이로 있어야 한단다. 나의 날씬한 몸매 어디서 애가 나왔다는거니?"

진우는 지숙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눈이 지숙의 배쪽으로 향했다. 지숙은 안그래도 나이가 들면서 배가 나와 고민하던 때에 진우의 행동을 보고는 화가나기도 하고 기도 차서 멍하니 진우를 바라 봤다. 진우는 지숙이 아이가 어떻게해서 안방에서 울고 있는 이유를 밝혀주기만을 바라며 눈을 말똥말똥 뜨고는 지숙을 쳐다봤다. 지숙은 진우의 행동에 아미를 찡그리며 설명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입양…....."

진우는 입양이라는 말에 깜짝놀라며 지숙의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놀라서 말했다.

"예에~ 입양이요?"

지숙은 진우의 성질 급함에 인상을 더욱 찡그리며 진우를 떠봤다

"왜 입양하면 안되니? ….."

"아니….. 뭐….. 안될건 없지만….. 애 키우는게 쉬운일이 아니잖아요….. 갓난아이 불쌍하다고 무턱대고 입양을 하면 어떻해요….. 나이도 생각하셔야 할때라구요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란 말이에요….. 두분은….."

지숙은 진우의 장황한 설명에 담담히 웃으며 농담을 했다.

"나와 주현씨가 죽거나 능력이 안되서 못키우면 너하고 유리가 돌봐주면 되잖니?"

"무슨 그런….. 무책임한 소리를 하세요 유리도 시집가고 저도 결혼하게 되면 배우자가 있는데 배우자와 상의 없이 그걸 어떻게 우리 마음대로 정해요….."

지숙은 장난끼 가득담긴 눈을 한번 굴리고는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너하고 유리하고 결혼하면 되겠네….."

진우는 지숙의 황당한 말에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지만 듣기 싫지는 않은 듯 했다.

"마.. 말도안돼는 그.. 그런 농담하지 마세요….."

"내가 언제 농담했다고 그러니 둘이 못할꺼 없잖니? 왜 유리가 마음에 안드니?"

진우는 지숙이 농담하고 있다는걸 알면서도 얼굴을 붉히며 지숙의 눈치를 한번 살피고는 어쩔줄 몰라 말을 돌렸다.

"저….... 정말 입양하신 거에요? 이제 우리도 다 컸는데 그런거 정할땐 상의도 좀 하고 그러세요.. 정말….. 너무….. 하신다니깐….."

"지금 상의하고 있잖니?"

진우는 지숙의 말에 못마땅한 듯 한마디 해주려 할때 아이가 잠에서 깨어나 목청껏 울어 제꼈다. 지숙은 부랴부랴 아이에게 다가가 버쩍 안아 달래며 젖병을 흔든후에 아이 입에 물려주었다. 아이는 젖꼭지가 입에 들어오자 싱글벙글하며 젖병을 빨아대기 시작했다. 진우는 천진 난만한 아이의 웃음을 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진우는 저녁에 주현이 돌아와서야 지숙이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을 알수 있었다.

아이는 엘림고아원에 누군가 버리고 간 아이였는데 이미 케나다로 입양이 결정 되어진 상태였다. 엘림 고아원에선 일손이 많이 모잘랐던 터에 지숙이 놀러갔다가 입양되는 다음주 까지만 돌봐주기로 한것이었다. 진우는 지숙이 자신을 속였다는걸 알고난 후에 여자처럼 토라저 말도 안할꺼라고 다짐했지만 진우의 성격상 1시간도 버티지 못했다. 진우는 자신만 속은게 억울했는지 유리도 속이자며 주현과 지숙을 꼬득였다.

"알았죠? 유리가 들어오면 그렇게 하기에요….."

지숙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유리는 머리가 좋아서 너처럼 쉽게 속지는 않을텐데.. ….."

진우는 지숙의 말이 자신은 멍청해서 속았다는 말로 들린지라 성난 얼굴을 하고는 지숙을 한번 째려봤지만 괜히 따졌다가 지숙이 유리를 속이는 일에서 빠진다고 할까봐 겁이났는지 째려보기만 할뿐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주현도 지숙과 같은 생각을 했는지 턱을 만지며 진진하게 말했다.

"흠….. 안속을텐데.. 유리가 날 닮아서 똑똑한애라….. 이런 시시한 장난애 넘어갈 리가 없지 암 그렇고 말고….."

진우는 주현의 말이 웃기지도 않는 듯 한번 슬쩍 쳐다보고는 담담히 말했다.

"아빠 닮았으면 분명 속을꺼에요….. 제가 장담해요….. "

주현은 진우의 말에 기분이 상했는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좋아 그럼 내기하자….. 유리가 속을지 안속을지 어때?"

진우도 자신의 치밀한 계획에 자신이 있던 터라 힘차게 고개를 끄덕여 찬성했다.

"좋아요….. 대신 유리가 알아 차리게끔 엉성한 연기하면 안돼요?"

"당연하지….. 지는 사람이 아이 잘때까지 곁에서 돌봐주기 어때?"

진우는 오직 유리를 속이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이 지면 엄청난 손해고 이겨봐야 아무런 이득이 없는 조건이라는걸 생각해내지 못하고 유리가 속는 모습을 상상하는지 방긋 웃으며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이 둘은 어린아이처럼 새끼손가락을 걸고 엄지손가락을 찍어 지장을 찍고는 손바닥에 침을 발라 한번 마주쳐 절대 파기 할수 없는 계약을 맺었다. 진우가 주현과 지숙부부의 계략에 의해 밑지는 내기에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진우는 기대감에 부풀을 유리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몸서리를 쳤다. 유리는 밤 10시가 넘어서야 공부하느라 힘이 들었을 텐데도 지친 모습 없이 밝은 얼굴을 하고 돌아왔다.

"엄마 아빠 저왔어요….. 오빠 나왔어….."

이들은 유리가 들어와도 못본체 하고는 진우의 머리에서 나온 계략대로 치밀한 행동을 보였다.진우는 무릎을 끓고 침울한 표정을 하며 유리가 들을수 있을 만한 크기로 말했다.

"아버지 정말 죄송해요….. 제가 그만 한순간의 실수로... 욕망을 자제하지 못해서 생긴 결과에요 다 제 잘못이에요….."

주현은 절망한 듯 하늘을 쳐다보며 그럴 듯 하게 연기했다.

"아….. 좀 참지 그랬니? 참는게 그렇게 어려웠었니? 모든게 한순간인데.. 그걸 못참았니?"
지숙은 옆에서 듣고만 있다 조용히 말을 꺼냈다…..”
.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니? 애엄마는?"

유리는 안방에서 하는 얘기를 들으며 무슨 얘기인줄 몰라 고개를 갸우뚱 하며 방문을 살며시 열어 방안으로 들어갔다. 유리는 지숙이 갓난아이를 불쌍한 표정을 짓고 쳐다보고 있는 것과 진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릎을 끓고 식은땀을 흘리며 주현과 대화를 주고 받고 있는것을 보고는 궁금한 듯 물었다.

"무슨일 있어요? 그 갓난애는 누구예요?"

진우는 유리를 한번쳐다보고는 미안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아래로 푹 숙였다. 주현과 지숙도 감히 말을 꺼내지 못하고 유리의 눈치를 살폈다. 유리는 지숙이 안고 있는 귀여운 아이가 자신을 보며 방긋웃는 것을 보고는 귀여운 생각이 들어 지숙에게 다가가 살며시 쓰다듬고는 흐뭇하게 웃었다. 유리는 주현과 지숙을 번갈아 쳐다보며 재차 물었다

"얘 누구에요? 네? 네? 누구에요? 디게 귀엽네….."

주현은 하늘이 꺼저라 한숨을 크게 쉬며 대답을 했다.

"진우 아이란다….. 진우가 그만 일을 저질랐다지 뭐냐….."

유리는 주현이 농담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천진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헤헤 농담하지 말아요? 내가 바본가 그런 뻔한 거짓말에 넘어가게….."

유리는 지숙을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

"진짜 이애 누구에요? 나 놀리지 말구요….."

지숙은 고개를 숙이고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진우를 한번 쳐다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그제야 유리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진우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진우는 유리를 힐끗 쳐다보고는 눈이 마주치자 미안한 듯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제야 유리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커다란 눈동자가 떨리기 시작했다. 유리는 진우가 부산대학에 다닐 때 오피스텔에 유진을 불러 게임을 같이 만든 일을 기억해냈다.

그땐 진우가 오해라며 설명을 해었지만 지금 아이를 보니 그때 유진이 안돼라고 외치며 놀라서 전화를 끊었던 일이 다시금 떠올랐다. 유리는 분명 이아이가 그때 진우와 유진사이에서 만들어진 아이라 생각했다. 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보고 있으니 어딘지 모르게 진우와 유진을 섞어 놓은것도 같았다. 하지만 유리는 똑똑했다. 이내 2개월전에 유진을 레스토랑에서 만났을 때 모습을 다시 떠올리고는 그건 절대 임신한 모습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진우에게는 유진이 아니라면 자신이 아는한 진우와 이런일을 할 여자는 없었고 능력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진우와 주현의 허점도 발견하게 되었다 둘이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들썩이는게 웃음을 참는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과는 달리 유리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여전히 손을 떨며 울먹였다. 유리의 눈에선 눈물이 반짝이며 진우와 아이를 원망하듯 번갈아 쳐다보더니 손으로 입을 막고는 울먹이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흑~흑~ 흑 …..."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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