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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사람맘이란게 그게 아니지……"

진우와 유리가 시민공원에 도착하자 이미 야외촬영팀이 먼저 와서 조명등의 세트를 설치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시민공원에 놀러 나온 사람들은 무슨 구경거리가 있을줄 알고 삼삼오오 모여 주위를 어슬렁 거렸다. 야외촬영팀은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고칠수 있는 장소로 임시 천막을 하나 쳐놓는데 진우가 먼저 들어가 화장을 하고 세련된 한얀색의 양복을 차려 입고 나왔다. 진우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했는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유리에게 물었다.

"어때? 따뽕? 굿?"

유리는 진우를 위아래로 한차례 훑어보고는 새침하게 말했다.

"뭐….. 차려입고 화장을 하니까 그나마 봐줄만은 하네….."

진우는 인상을 찡그리며 뭐라 대꾸하려 할때 유리는 코디의 부름에 혀를 낼름 내밀고 천막으로 들어가버려 다만 사라진 유리의 등뒤에다 대고 입을 삐죽일 뿐이었다. 미용사는 유리의 얼굴에 파운데이션을 발라주며 감탄을 했다.

"어쩜 피부가 아이피부같이 이렇게 뽀송뽀송해요? 뭐 특별히 쓰는 화장품 같은거 있어요? 그런거 있음 나도 소개시켜주라….."

유리는 미용사의 칭찬이 싫지는 않은지 쑥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거 없는데.. ….. "

"정말? 내가 이래뵈도 모델을 상대로 화장을 해준 경력이 5년이라고 5년동안 언니처럼 이렇게 깨끗한 피부는 처음이야. …..정말 부럽다. ….."

유리는 화장을 마치고 코디가 미리 사이즈를 맞추었 놨던 드레스를 입었다. 유리는 거울을 보고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만족한 듯 흐뭇하게 웃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코디들과 미용사도 유리의 아름다운 모습에 화가가 만족할 만한 그림을 그리고 난뒤의 자부심에서 나오는 교만한 웃음을 지었다. 진우는 유리가 드레스가 망가질까 무서워 천막에서 조심스럽게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밝은 대낮의 풍경이 더욱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기사도 카메라를 만지다 유리를 발견하고는 멍하니 쳐다보다가 그만 물고있던 담배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유리는 진우가 멍하게 자신을 쳐다보자 상큼하게 웃으며 말했다.

"어때?"

진우는 유리의 질문에 퍼뜩 정신을 차리며 헛기침을 하고는 애써 담담히 좀전에 유리가 했던말을 그대로 되돌려 주었다.

"흠흠….. 신부화장을 하니깐 그나마 봐줄만하네….."

유리는 진우가 칭찬해주기를 잔뜩 기대했는데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이자 입을 삐죽거렸다. 옆에서 듣고 있던 코디가 유리를 대신해 나서며 한마디 거들었다.

"무슨 소리하시는 거에요? 여지껏 많은 신부들을 봐왔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신부는 저도 처음봐요 오빠는 진짜 봉잡은거에요 봉 주위를 둘러 보라구요 남자들의 따가운 눈초리 못느끼겠어요?"

야외촬영팀은 아직도 이들이 진짜 신혼부부인줄 알고 있었다. 진우는 코디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미 따가운 시선을 충분히 느끼고도 남았다. 지나가던 남자들은 유리가 천막에서 나오자 어디서 왔는지 갑자기 몰려들어 구경하며 웅성되기 시작했다.

"누구지? 신인 배우인가?"

"난 처음 보는데 졸라이쁘다 나 오늘부터 팬할까봐"

"와~ 진짜 이쁘다 촬영끝나면 싸인받아 둬야지….."

"설마 둘이 진짜 결혼한건 아니겠지….."

"에이 말도안되.. 저렇게 어려보이는데 벌써 결혼을 했을라구….."

"하긴 남자도 잘생기긴 했지만 저정도의 여자에 비하면 모자르지 한참 모잘라….."

진우는 이들의 말에 기분이 상한듯 인상을 찌푸리고는 표범같은 눈을 하고는 공포분위기를 조성하여 그들을 쫓아낼 생각으로 그들을 노려봤다. 하지만 그들에게 공포를 주지는 못했다.

"눈이 부신가? 왜 눈에 힘을주고 난리래….."

"푸하하 저러니깐 진짜 멍청해 보인다 아.. 내가 저자리에 있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꿈깨 짜샤 차라리 너보단 저 사람이 훨 났다"

"뭐야 이게"

진우는 자신의 눈빛으로 그들을 제압하지 못하자 그들을 쫓을 명목을 만들기 위해 사진기사에게 물었다.

"구경꾼이 모여있으면 사진찍는데 방해되지 않나요? 제가 당장 쫓을까요?"

사진기사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담담히 말했다.

"난 괜찮은데 오히려 난 사람들이 쳐다보면 힘이나는 타입이라"

진우는 다시 세트를 담당하는 기사에게 은근 슬쩍다가가 물었다.

"세트 설치하는데 구경꾼들이 많으면 방해가 되지 않나요? 조명도 방해받을테고"

기사는 무뚝뚝하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짧게 대답했다.

"전혀"

진우는 다시 코디와 미용사에게 말을 건네봤지만 그들은 진우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진우와 유리는 장소를 옮겨가며 장장 6시간에 걸쳐 30컷의 사진을 찍었다. 시간이 갈수록 주위에는 몰려드는 사람이 점점더 불어났고 그들은 유리가 하나 하나의 포즈를 취하며 웃을때마다 감탄을 연발하며 같이 따라 웃었다. 개중에는 진우가 멋있다며 따라다니는 초중생들도로 보이는 여학생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사진기사는 사진을 다찍고는 장비를 챙기며 진우에게 말했다.

"내가 명스튜디오가 생겨난 20년전부터 수많은 신혼부부들을 찍어왔지만 자네들처럼 잘 어울리는 커풀은 본적이 없다네 괜히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20년간이나 카메라로 사람들을 찍으며 먹고 살다보면 나름대로 사람을 보는 눈이 저절로 생긴는데 자네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나조차도 부러울 정도로 잘 어울리는구만 분명 행복하게 살게 분명하네 자네들은 내 장담하지"

진우는 사진기사의 말에 뭐라 변명하고 싶었지만 괜히 부부사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했다가 괜히 고생해서 찍은 사진들을 무효라며 이미 반이나 선불로 받은 모델료도 도로 뺏앗길 까봐 두려웠는지 얼굴만 붉힐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유리는 사진기사의 말을 들으며 정말 부부처럼 정이 가득히 담긴 시선으로 뒤에서 진우를 쳐다보고 있다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숙히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며칠후 사진들이 택배를 통해 집으로 붙여져 왔고 나머지 모델료도 통장으로 입금됐다. 주현은 신부 화장을 한 유리의 아리따운 자태를 사진을 통해서 보며 아쉬워 했다.

"아….....이렇게 이쁜 내딸의 모습을 직접 보지 못했다는게 천추의 한으로 남는구나 먹고 살려니.. 그놈의 일이란게 뭔지….."

유리는 주현을 한번 째려보고는 담담히 말했다.

"그날 엄마하고 데이트 했으면서 일은 무슨일이요?"

진우는 유리의 말에 깜짝놀라며 말했다.

"뭐 정말? 그럼 두분이 데이트 때문에 못오신 거였어요?"

지숙은 억지로 웃으며 변명했다.

"호호호….. 무슨소리니 얘네들이….. 우린 그냥 각자의 중요한 볼일 때문에 외출했다가 우연히 밖에서 만나서 잠깐 영화좀 보고 드라이브도 조금 하다가 라운지타운에 들러 호화로운 저녁을 조금 먹고 들어온 것 뿐인데 데이트라니?"

"그게 데이트잖아요….."

진우는 기가 막힌 듯 말했다. 주현과 지숙은 그날 중요한 볼일이 있다며 일요일이 였음에도
촬영장소에 나오지 않았었다. 지숙과 주현은 서로 쳐다보더니 어색하게 웃을뿐 더 이상 어떠한 변명도 하지 못했다.

"호호호호…..”

“껄껄껄껄….."

사진중에서는 진우가 유리를 두손으로 버쩍 들어 안고 유리와 마주보며 다정하게 웃는 사진이 있었는데 명스튜디오에선 가장 잘 나온 사진이라 생각했던지 b3용지 만한 크기로 한 장이 확대되어 액자에 끼워져 왔다. 진우는 유리를 안을 때 왼손에서 전해져 왔던 유리의 물컹한 가슴의 느낌을 되찾으려는 듯 자신의 왼손을 쳐다보며 헤벌레한 표정을 지었다. 유리는 그런 진우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물었다.

"오빠 이사진 어디다 걸까?"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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