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는 다음날 학교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부랴부랴 C언어 교수님을 찾아 교수실로 향했지만 교수는 강의를 하느라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진우는 교수실 문밖에서 스티븐 웹교수를 기다리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디지털소프트 아르바이트 건을 다시 어떻게 따낸다.. 이미 거절했는데... 그냥 평범하게 달라고 하면 화를 낼테고.. 흠.. 이미 다른 녀석에게 줘버렸음 어떻하지.. 아.. 유키와 관련된 게임인줄 진작 알았으면 두손들고 얼씨구나 했을텐데…….’
진우가 한참 생각에 빠졌을 때 조금은 근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하지만 길좀 열어주겠나? 자네가 문을 막고 있으니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지 않은가?"
진우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말소리의 주인공이 교수님인걸 확인하고는 자세를 단정히 바로 잡으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존경하고 존경하는 교수님 드릴말씀이.. ……."
웹교수는 눈을 깜빡이며 담담히 말했다
"안에 들어가서 얘기하지……."
진우는 웹교수의 뒤를 따라 교수실로 들어가기가 무섭게 손에 들고 있던 미리 준비해온 박카스 12병 한박스를 내밀며 말했다.
"먼저 이거... ……."
웹교수는 눈치가 빠른사람이였는지 봉지를 건네 받으며 말했다.
"그래 부탁할일이 뭔가?"
"아.. 네..저... 저기.. ……."
진우는 바로 이틀전에 당당하게 거절했던일을 다시 부탁한다는게 쑥스러웠던지 머리를 긁적이며 우물거렸다.
교수는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괜찮으니 말해보게"
진우는 교수의 사람좋은 웃음에 안심했는지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꺼냈다.
"아. ……..네.. 저번에 말씀하신 디지털 소프트 게임.. ……..아르바이트 말입니다.. ……. "
"음.. 그게 왜? 그건 이미 재민학생이 한다기에 추천서를 만들어 놨네만 혹시 재민군이 하기 싫다고 하던가?"
교수의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소리에 진우는 깜짝놀라며 한숨을 쉬었다.
"재……. 재민이요? 벌써 재민이 주신거에요?"
교수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렇네……. 헌데 그게 어쨌다는건가?"
"아……. 아닙니다. 혹시나 아직 적당한 사람을 못찾아 곤란해 하실 것 같아 제가 한번 해볼까 해서요……. "
"자네는 이미 두가지 일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또 하나를 맡을려고 하는가? 무리네 무리……."
진우는 잠시 생각에 빠져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말했다.
"저……. 혹시 재민이가 신체적인 이변이나 가정의 불화로…….이번 bg소프트 건을 못하게된다면 어떻게 되는거죠?"
"글쌔…….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다른 사람을 찾아봐야겠지……."
진우는 무슨생각을 하는지 교수의 말에 희미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작별 인사를 하고 교수실에서 나왔다. 진우는 바쁘게 뛰어다니며 재민이를 찾아다녔지만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진우는 php강의를 듣고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내려갈 때 책을 읽으며 걸어가고 있는 재민이를 발견하고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진우는 재민에게 빠르게 다가가 친한척을 하며 말했다.
"안녕~~~ 오랜만이다……."
재민은 고개를 돌려 무표정한 얼굴로 진우를 확인하고는 다시 책을 보며 담담히 말했다.
"갑자기 웬 친한척이냐? 무슨일 있어?"
진우는 새침을 때며 말했다.
"일은 무슨……. 지금 점심먹으러 가는거지……. 같이가자 내가 쏠게……."
"됐어 내가 왜 내돈 나두고 너한테 얻어먹냐?"
진우는 재민의 무뚝뚝한 태도에 입을 삐죽이며 속으로 욕을 해됐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상냥하게 웃으며 말했다.
"뭐 어때 얻어먹을때도 있고 사줄때도 있는거 아니겠어~~"
재민은 진우의 친절에 몇 번더 거절해봤지만 진우의 불타오르는 집념에 가까운 고집에는 어쩔도리가 없었는지 진우를 뒤를 따라 교내밖에 위치한 제육볶음을 잘하기로 소문난 또와볶음집에 들어갔다. 진우는 제육볶음을 두 개를 시키고는 아무렇지 않게 재민에게 물었다.
"이번에 디지털 소프트 코딩작업 교수님이 추천해줘서 맡았다며?"
재민은 인상을 찌푸리는게 기분이 나쁜 듯 말했다.
"어떻게 알고 있냐?"
"벌써 소문이 다 났는데 뭐 새삼스럽게……."
재민은 인상을 더욱 쓰며 말했다.
"제길……. 비밀로 해달라고 그렇게 부탁 했는데ㅍ "
진우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비밀? ……."
"응.. 나같은 인재가 게임따위를 만든다는게 알려지면 웬 창피냐?
교수님이 하도 사정하길래 체면을 봐서 어쩔수 없이 맡는다고는 했지만 아무래도 내 경력에 오점이 될 것 같아……. 비밀로 해줬음 했는데……."
진우는 재민이 모르게 입술을 치켜올려 비웃으며 말했다.
"그래 나도 그게 이상했다니깐……. 너 같은 엘리트가 게임따위를 만드는거에 참여한다는게 도저히 이해가 안가더라구……. 그래서 혹시나 루머가 아닐까 해서 물어본건데 정말인가 보구나?"
재민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하고 물었다.
"정말 소문 다 났어? 벌써 딴애들도 다 알고 있는거야?"
"당연하지 근데 애들은 정말인지 의아해 하는 눈치던데... 흠……. 사실이였구나……."
"젠장……. 쪽팔리게.. 이러게 된이상 교수님한텐 미안하지만 거절해야겠군……."
"하지만 이미 추천서까지 써놓으신 것 같은데 괜히 거절했다가 교수님한테 크게 찍힐걸 대신 할 사람을 찾는다면 모를까?"
진우는 대신 할 사람이라는 말을 강조하듯 말하며 졸려운지 하품을 했다. 재민은 걱정스러운 듯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나도 그부분이 걱정되서 처음에 거절하지 못했던 건데... 어쩌지……. 대신할 사람이라면 우리과 선배중에서도 게임 코딩할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텐데... 그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
재민은 말을 하며 그제야 생각 난듯 천천히 고개를 들어 진우를 쳐다봤다. 진우는 하품을 하며 손으로 귀를 후비다 후 불고는 딴청을 피우다 재민의 시선을 받으며 충청도 사투리로 중얼거리듯 담담히 말했다.
"너무 먼대서 찾지 마러유……."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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