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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말야 제주도"
기영과 혜경은 제주도 공항을 빠져나가기 위해 앞서 걸어가며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는 날카롭게 한번씩 뒤돌아 보며 못마땅한 듯 중얼거렸다. 그뒤를 중희와 태우가 혜경의 날카로운 눈빛은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지 태연하게 걸어가며 오늘밤 계획에 대해 의논하며 속삯이듯 얘기를 주고 받았다.진우와 유진은 그들과는 조금 뒤떨어져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는데 진우는 유진도 제주도에 간다는 말에 태우와 중희에게 무방비 상태로 내놓을 수가 없었던터라 욱하는 생각에 따라오긴 했지만 왠지 중희와 태우의 바보짓에 동참하게 된 것 같아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유진은 진우가 한숨을 쉬자 고개를 돌려 쳐다보며 물었다.
"웬 한숨?"
"아.. 아니 왠지 괜히 따라왔다 싶어서 첫날밤을 방해 한다니 좀 그렇잖아? 진이 네가 중희, 태우형과 같은 생각을 했다니 좀 의외였어"
"설마.. 난 방해하기 위해 온게 아닌데 그냥 그 핑계대고 제주도 한번 와서 놀다가는것도 재밌겠다 싶고 마침 혜경언니가 예약해놓은 호텔이 삼촌이 경영하는 곳이라 오래간만에 삼촌도 볼겸 겸사 겸사 온거야. 어짜피 학교 때문에 오래 있진 못하고 1박 2일로 있다가는거니깐 크게 부담되지도 않고"
"아.. 그런거였니?"
"당연하잖아..진우 혹시 내가 중희나 태우오빠처럼 혜경언닌 첫날밤 방해하기 위해 따라온거라 생각한거야?"
유진이 섭섭한 듯 묻자 진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그제야 생각이 난 듯 핸드폰을 급하게 꺼내며 말을 돌렸다.
"아차.. 집에다 전화해줘야 하는데.."
진우가 집 전화번호를 누르자 10여초 정도 신호음이 들리더니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부드러운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진우는 평소 9시가 넘어서야 학교에서 돌아오던 유리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궁금한 듯 물었다.
"유리구나 오라버니다. 오늘은 집에 있구나?"
"응 토요일이잖아 "
진우는 잠시 잊었던 일을 생각해낸 듯 감탄사를 내뱉으며 말했다.
"아.. 맞다 오늘 토요일이였어지 참나 내가 왜이러지 근데 엄마 계시니? "
"엄마? 지금 저녁 찬거리 사신다고 시장가셨는데 근데 아직도 부산이야? 엄마가 저녁 집에와서 먹을꺼냐고 전화걸어 보라고 해서 마침 전화 하려던 참이였는데 저녁 어떻게 할꺼야?"
"저.. 그게 나 지금 제주도에 있거든.."
유리는 혜경과 기영의 결혼식이 부산에 있는 인터파트 웨딩홀에서 열린다는걸 진우에게 들어 알고 있던 터라 진우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면 물었다.
"제주도? 결혼식은 부산에서 한다고 했잖아?"
"응 결혼식은 부산에서 했는데.. 어쩌다 보니 오게 됐어 엄마한테 오늘 못들어 간다고 좀 전해줘"
유리는 깜짝놀라며 목소리를 조금 높여 날카롭게 물었다.
"뭐? 정말 제주도야? 갑자기 제주도는 왜?"
진우는 마땅히 설명할 말이 떠오르지 않자 얼렁뚱땅 대답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니깐.. 나중에 돌아가서 얘기해줄께"
유리는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힘없이 말했다.
"혹시 유진언니도 같이 간거야?"
진우는 유리의 목소리가 풀이죽은 듯 힘없음을 느끼고 유진과 자신이 단둘이 놀러 온것이라 오해했기 때문에 그런거라 생각했는지 급하게 변명했다.
"어..응..태우형, 중희도 같이 내려왔어 중희가 첫날밤은 방해받기 위해 존재하는거라면서 뭐 하여튼 어쩌다보니 따라오게 됐으니깐 엄마한테 말좀 잘...전.."
"딸깍"
"여보세요? 여보세요? 유리야? 유리야? 헬로? 헬로? 동해물과 백두산이.. 아아 핸드폰 테스트 핸드폰 테스트 하나, 둘, 셋"
진우는 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가 먹통이 되버리자 큰소리로 이상한 소리를 외쳐되며 핸드폰을 툭툭 쳤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유진이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왜? 끊겼니?"
진우는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했는지 핸드폰 수화기에 바람을 불어넣고 툭툭 치는 동작을 반복하다 이내 포기한 듯 폴더를 닫으며 말했다.
"응 이상하네.."
"약이 다된거 아니야?"
진우는 핸드폰 액정에 밧데리 양을 나타내는 부분이 꽉 차있는걸
확인하고는 대답했다.
"아니.. 밧데리는 충분한데.."
"바다를 건너와서 통화질이 안좋은건가 보다."
"그런가? 하긴 난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핸드폰이 된다는것만도 내내 신기해 하면서 통화한거니깐 근데 넌 집에 전화 안하니?"
"난 벌써 했지"
진우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궁금한 듯 물었다.
"집에서 외박한다고 뭐라고 안해?"
유진은 걱정없다는 듯 가슴을 내밀며 말했다.
"이래뵈도 난 집에서 제법 신용받고 있거든.. 그리고.."
"그리고?"
"너랑 같이 있다니깐 안심하는 눈치셔"
유진은 부끄러운 듯 작은소리를 내어 말하고는 감히 진우를 마주볼 용기가 없었는지 고개를 숙였다. 진우는 유진의 말을 깊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유진의 부모가 자신을 믿는다는 말에 마냥 기분이 좋은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날 그렇게 까지 신용해주시다니.. 아버님 생일 때 밉보이진 않았나보네"
"밉보이다니 엄마가 널 얼마나 좋아하시는데.. 만난건 두 번밖에 안되지만 아들처럼 편하고 느낌이 좋다셔 물론 아빠도..합격이라고..."
진우는 남이 자신을 좋아한다는데 싫어할 인간이 아니였다. 진우는 유진의 부모들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그저 싱글거리며 듣고 있다가 마지막 "합격" 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합격?"
유진은 실수라도 한 듯 아차 싶었는지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으며 우물거렸다.
"아.. 저..그 그 그게. 유진은 실수라도 한 듯 아차 싶었는지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으며 우물거렸다.
"아.. 저..그 그 그게.."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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