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킨들파이어가 가지는 의미

IT | 2011/12/22 08:51 | Posted by 멀티라이터


아이패드가 사실상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타블릿 PC 시장에 새로운 적수가 등장했다. 사전 주문만 150만대가 넘어설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킨들 파이어다. 전자책에 특화된 단말기이지만 기존의 킨들과는 다르게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한 각종 앱을 실행시킬 수 있고 인터넷과 동영상 재생등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킨들 파이어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바로 199달러 밖에 안되는 가격이다.  킨들파이어의 파격적인 가격이 가능했던 이유는 하드웨어 판매에 따른 이익을 아예 포기했기 때문에 성사 될 수 있었다. 시장 조사기관인 IHS에 의하면  킨들파이어의 총부품 가격은185.80 달러이고 여기에 제품 조립 비용을 합치면 201.70달러가 된다고 한다.  아마존은 킨들 파이어를 팔때마다 이익을 보는게 아니라 2.7달러씩 손해를 보면서 팔고 있다는 소리다.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종합 쇼핑몰기업으로 발전한 아마존은 온라인 상에서 전자책, 동영상, 앱 같은 인터넷 콘텐츠를 판매하는 회사로 진보하고 있다. 결국 킨들 파이어는 자사가 판매하는 온라인 컨텐츠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 보급하는 일종의 트로이 목마이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킨들 파이어를 구입한 사람들은 아마존의 온라인 컨텐츠를 구입하게 될 것이라는 계산 아래서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모델이 성공하게 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회사들은 바로 한국의 기업들이라는 점이다

 

 킨들파이어가 처음 공개되자 많은 사람들은 아이패드의 대항마로써 아이패드의 독주를 막을 강력한 기업으로써만 부각하였다. 지금도 이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은 아마존이 애플을 위협하고 있는 형국에서 판을 잘못 읽고 있다면서 필자의 생각에 동의를 하지 않을 분들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라는 전체 시장을 살펴보면 독점과는 거리가 먼 회사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애플은 단일제품에 고가의 제품으로 승부를 보는 회사이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아니라 이익률을 추구하는 회사이다. 그래서 프리미엄시장에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대신에 전체 시장 점유율에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PC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5% 정도 밖에 되지 않고 아이폰 역시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16.6%에 불과하다.  


 아이패드는 499달러라는 매력적인 가격을 들고 나왔기 때문에 PC나 아이폰보다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다. 하지만 애플은 고가의 단일기기만을 판매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400달러 보다 낮은 저가시장에서라면 애플의 빈틈을 노려볼만하다. 그 빈틈은 분명 한국기업이 노릴 수 있는 부분이다. 타블릿 컴퓨터에 들어가는 핵심부품들을 직접 만드는 한국이라면 가격부분에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자리를 킨들파이어가 치고 나온 것이다. 필자는 킨들 파이어가 애플의 직접적인 경쟁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499달러짜리 아이패드를 구입하려는 유저들이 킨들파이어로 갈아타기 보다는 아예 아이패드를 고려하지 않았던 신규수요를 창조 해낼것이기 때문이다. 킨들파이어의 활약으로 인해서 아이패드가 차지하고 있던 시장 점유율은 축소되겠지만 아이패드의 판매량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킨들파이어가 발매한다고 하자 애플의 CEO인 팀쿡과 CFO인 피터 오펜하이머는 애플이 현재의 지위를 잃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안드로이드 진영의 분열이 일어남으로써 오히려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사실 킨들 파이어는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지만 아마존이 자사에 맞추어서 수정과 개량을 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로 정의하기가 애매한 기기이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작품이지만 킨들파이어에 들어간 안드로이드는 아마존의 플랫폼이다. 그래서 킨들파이어의 활약은 안드로이드를 제작하는 업체에게 두가지 점에서 위협이 된다. 


첫째는 앞에서도 밝혔듯이 파격적인 가격이고 둘째는 아마존의 매력적인 생태계다. 킨들 파이어를 구입하는 사람은 아마존이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를 이용하는데 여러가지로 유리하다.  킨들파이어는 아마존의 콘텐츠를 이용하는데 최적화되어있고 여기에 1년에 79달러하는 아마존 클럽 회원권을 이용하면 동영상 콘텐츠와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혜택까지 주어져 있다. 이러한 두가지 장점을 갖춘 아마존의 등장은 안드로이드 진영에 힘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하드웨어 제조 업체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킨들 파이어가 애플의 시장점유율의 일정지분을 빼앗아 가겠지만 아이패드의 절대판매량과 이익률에는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필자의 예상을 깨고 킨들파이어가 아이패드의 직접적인 위협이 되면 오히려 문제는 더 커진다. 킨들파이어의 비즈니스 모델 즉 하드웨어는 손해를 보고 팔지만 콘텐츠 판매로 이익을 얻겠다는 이 전략이 성공하여 애플에 타격을 줄 경우 애플도 결국은 아이패드의 가격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애플은 영업이익률이 33%로 세계 IT 제조 업체중에서 1위이다. 거기에 80조원이 넘는 현금보유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사제품의 가격을 인하시킬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그리고 애플은 이미 뮤직스토어와 앱스토어로 온라인 콘텐츠 유통에는 잔뼈가 굶은 회사다. 아마존 처럼 콘텐츠로 승부를 볼 수 있는 회사다.  


 아마존이 하드웨어를 손해보고 팔지만 콘텐츠를 통해서 얼마든지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여서 성공을 한다면 애플이 그 전략을 따라가지 않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아마존처럼 손해를 보면서 팔지는 않겠지만 하드웨어 판매에 따른 이익률을 줄이고 디지털 컨텐츠 판매에 더 힘을 쏟을 공산이 큰다.  애플에게는 얼마든지 아마존의 비즈니스 모델 전략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가지고 있다. 반면 애플과 아마존처럼 콘텐츠를 판매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생태계를 보유하지 않은 업체에게는 킨들 파이어의 존재가 괴로울 수 밖에 없다.  499달러의 프리미엄 시장에는 애플의 아이패드가 200달러이하의 저가시장에는 킨들 파이어가 있는데 두 회사는 콘텐츠를 직접 유통하는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으니 두 회사 사이에 끼어들어서 경쟁할 자리가 많아 보이지 않는다. 


만약 킨들파이어가 아이패드의 가장 강력한 첫번째 적수로  떠오르게 된다면 이제 IT 세상은 아마존처럼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이 그 수많은 하드웨어 전문 업체를 상대로 승리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이 증명되는 것이다.  결국 오직 하드웨어에만 주력하고 있는 한국기업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밖에 없는 새로운 전략적 변곡점을 아마존이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한국기업이 아마존처럼 되는건 너무나 어렵고 힘든일이다. 하지만 한국기업이 IT 업계에서 지금의 위치에 오는 것도 불가능한 것 처럼 보였지만 결국 해내었다.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그에 맞는 변화와 혁신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글은 글로벌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글입니다.> 




블로그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한 RSS 리더기로 구독 해 주세요